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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1400억 남기고 멈춘 '연향들'… 분양률 10%, 해법은 '외부 유치'뿐

준주거용지 47필지 중 5필지만 팔려 / 해룡면 대안리 걸친 4319억 공영개발, 7월부터 분양 중단

김광기 발행인 겸 편집인 · 입력 2026.10.19 · 최종수정 2026.10.19 · 조회 1

순천만국가정원 옆 '연향들'에 호텔과 상업시설, 주거단지를 세워 순천의 새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던 도시개발사업이 분양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땅을 팔아 갚기로 했던 빚은 1400억 원을 넘어섰고, 분양은 지난 7월부터 멈춰 서 있다.

KBC광주방송은 지난 11일 보도에서 순천시가 연향들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고 내부 기금을 빌려 쓰면서 시가 갚아야 할 돈이 1400억 원을 넘는다고 전했다. 분양 수익으로 빚을 갚겠다는 당초 계획이 어긋나면서, 이대로라면 해마다 이자를 시 예산으로 메워야 할 처지라는 지적이다.

4319억 원짜리 청사진

연향들 도시개발사업은 연향동 800-1번지와 해룡면 대안리 일원 48만8000여㎡(약 14만7000평)를 순천시가 직접 개발해 민간에 땅을 파는 공영개발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4319억 원으로, 1224세대(계획인구 2815명) 규모의 주거단지와 호텔·리조트 용지, 업무·판매·복합용지 등이 들어선다.

시는 지난해 12월 18일 준주거용지를 시작으로 분양 공고를 냈고, 같은 달 30일 해룡면 대안리 사업부지에서 기공식을 열었다. 부지 조성 공사는 2029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연향들 도시개발사업 토지이용계획(안)도. 국가정원·해룡천 쪽에 숙박(호텔) 용지가, 가운데에 준주거용지와 판매시설용지가 배치돼 있다. (자료=순천시)

47필지 중 5필지… 분양률 10%

문제는 땅이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분양한 준주거용지 47필지 가운데 팔린 곳은 5필지로, 분양률은 10%에 머물러 있다.

첫 성적표부터 좋지 않았다. 천지일보에 따르면 올해 1월 14일 열린 1차 공개입찰에서는 준주거용지와 호텔·판매시설 용지 등 38필지 가운데 3필지만 낙찰됐다. 공급 예정액 약 1452억 원 가운데 낙찰액은 약 31억 원으로 2% 수준이었고, 호텔 용지 3필지와 판매시설 용지는 모두 유찰됐다.

시는 낙찰 대금을 12개월에 나눠 낼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손훈모 시장이 취임한 지난 7월부터는 분양 업무 자체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연향들 준주거용지(B1~B12) 획지 배치도. 지난해 말부터 분양에 들어갔지만 47필지 가운데 5필지만 팔렸다. (자료=순천시)

왜 안 팔리나

원인으로는 우선 분양가가 꼽힌다. 3.3㎡당 700만~800만 원대에 이르는 분양가가 선월지구 근린시설용지(600만~700만 원대)보다 비싸다는 반응이 나온다. 연향들 일원에 예정된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소각장)도 매수 희망자들이 먼저 묻는 대목이다. 순천시 도시전략과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토지 매수를 고려하는 분들이 소각장이 예정대로 들어서는지, 백지화되는지를 많이 문의해 온다"고 전했다.

특급호텔·컨벤션센터 입주가 불투명하다는 점, 투자금이 부동산보다 주식시장으로 쏠리는 흐름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시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미분양 원인을 분양가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빚은 쌓이는데 해법은 '유치'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순천시는 이 사업을 위해 1113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KBC 보도대로 내부 기금 차입까지 더하면 시가 갚아야 할 돈은 1400억 원을 넘는다. 토지 분양 대금으로 지방채를 조기 상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분양이 멈추면서 상환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시가 내놓은 해법은 외부 유치다. 박상훈 순천시 도시전략과장은 KBC 인터뷰에서 "2차 공공기관 유치를 해보고자 (분양을) 잠시 보류한 상태"라며 "호텔이라든가 앵커 기업들을 유치해서 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때 넓은 부지가 필요할 수 있어 땅을 남겨두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정부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 사안이고, 호텔·앵커기업 유치도 성사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채무 변제 계획 없이 불확실한 외부 변수에만 기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손훈모 시장은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 현장점검에서 분양률이 6.4%에 머문 것을 두고 "이 정도 분양률로 언제 지방채를 상환할 수 있겠느냐"며 현실적인 분양 대책을 주문했다. 그 대책이 무엇인지는 아직 시민 앞에 나오지 않았다.

해룡면 주민이 지켜봐야 할 이유

연향들 사업지구 일부는 해룡면 대안리에 걸쳐 있고, 기공식도 대안리 부지에서 열렸다. 인수위는 연향들 일대가 저지대인 만큼 개발에 따른 저류 기능 약화와 집중호우 때 침수 위험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엇보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이자를 시 예산으로 메우게 되면, 그 부담은 해룡면을 포함한 순천시민 전체에게 돌아간다. 도로와 복지, 생활 인프라에 쓰일 돈이 이자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토지이용계획을 바꾼다면 언제 어떤 기준으로 바꾸는지, 분양은 언제 재개하는지, 연도별 채무 상환 계획은 무엇인지 시가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할 때다.

해룡신문은 연향들 분양 재개 여부와 토지이용계획 변경, 채무 상환 계획을 계속 확인해 보도할 예정이다.

※ 이 기사는 KBC광주방송(2026.10.11) 보도와 헤럴드경제·천지일보·순천광장신문 보도, 순천시 보도자료를 종합해 재구성했습니다. 분양률과 채무 규모는 보도 시점과 집계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 사진은 지난해 12월 30일 해룡면 대안리 사업부지에서 열린 연향들 도시개발사업 기공식 모습입니다. (사진=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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