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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만 찾는 평가' 끝낸다는 교육청… 해룡면 IB 연계가 시험대

내년 3월 초5·6·중1부터 서·논술형 100%… 매안초에서 선월지구 중·고로 이어져야

김광기 발행인 겸 편집인 · 입력 2026.09.08 · 최종수정 2026.09.13 · 조회 4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평가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에 나섰다. 객관식을 걷어내고 서·논술형으로 옮겨 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방향이 문서로만 남을지, 교실에서 실제로 작동할지는 지역에서 판가름 난다.

교육감이 가려는 길, '정답만 찾는 평가'와의 결별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은 문해력 강화를 위해 학생 평가에서 객관식을 없애고 서·논술형 100%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시행은 내년 3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현장 수용성을 고려해 2032년까지 초·중·고 전반으로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미래사회는 문해력과 사고력, 질문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 정답만 찾는 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 김대중 교육감

교육청은 이와 함께 AI 기반 평가지원 시스템 구축과 가칭 교육과정개발평가원 설립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교육감은 학교 현장의 준비와 교육공동체의 공감대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행할 수 없다며, 문항 개발과 채점 기준, 교원 연수, 사교육 대책을 함께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루아침에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IB는 그 방향을 담는 그릇이다

평가를 바꾸려면 수업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서술형 문항만 늘리고 수업은 그대로면 학생도 교사도 감당하기 어렵다. 교육청이 IB 프로그램을 함께 확대해 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IB는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자료를 탐구하며, 토론과 글쓰기로 생각을 증명하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다. 전남교육청은 현재 8개 시·군 23개 학교에서 초·중·고 연계 IB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2026학년도에는 2개 지역을 더해 10개 시·군 30개 학교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관심학교에서 후보학교, 월드스쿨로 이어지는 단계적 지원 체계와 교원 연수, 대학 연계 교육자 과정도 갖췄다.

서·논술형 평가가 목표라면 IB는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이다. 교육청이 두 정책을 나란히 놓고 있는 이유다.

대입까지 같은 방향을 본다

흐름은 고교 이후로도 이어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특별시교육청, 전남대와 동신대, 목포과학대 등은 지난달 19일 광주청사에서 '전남광주 지역책임 교육 대전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후속 과제로 지역책임 대입전형 개발과 지역인재전형 확대, 교육과정 특례 등이 제시됐고, 가칭 '전남광주형 지역 책임전형 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전형을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역시 수능의 서·논술형 확대와 절대평가 전환을 포함한 중장기 대입 개편을 공론화하고 있다. 김 교육감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대입 서·논술형 확대가 추진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지역책임 대입전형은 정책 개발 단계이지 확정된 입시 제도가 아니다. 현재 각 대학의 공개된 전형은 기존 학생부종합·교과·수능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새 전형은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등의 제도 개선 절차를 함께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해룡면은 어디쯤 와 있나

이 큰 방향이 해룡면에서는 어떻게 내려앉고 있을까. 출발점은 이미 놓여 있다. 신대지구 매안초등학교가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초등에서 탐구와 글쓰기 중심 수업을 경험한 아이들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간다면, 초등 몇 년의 경험은 낱개로 남는다. IB가 초·중·고 연계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월지구 중·고교가 다음 고리다

마침 기회가 열려 있다. 선월지구 개발계획에는 교육시설 용지가 반영돼 있고, 새 학교들이 설립 절차를 앞두고 있다. 기존 학교의 교육과정을 바꾸는 일보다 처음부터 IB를 전제로 설계하는 편이 수월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교실 배치와 도서관, 탐구·실험 공간, 교원 배치와 연수 계획까지 설계 단계에서 함께 짤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를 다 지은 뒤 교육과정을 얹으면 공간과 인력 모두에서 제약이 따른다.

매안초에서 시작된 흐름이 선월지구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이어질 때, 해룡면에 비로소 하나의 교육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해룡면의 오랜 숙제와도 만난다. 관내 인문계 고등학교는 상삼권의 순천복성고 한 곳뿐이고, 신대지구 학생들은 시내권까지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 선월지구 고등학교 논의는 통학 거리 문제만이 아니라, 어떤 교육과정을 담을 학교를 세울 것인가라는 질문을 함께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첫째, 매안초의 운영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이다. 무엇이 효과가 있었고 어디서 어려웠는지가 남아야 다음 학교가 시행착오를 줄인다.

둘째, 교원 확보다. IB와 서·논술형 평가 모두 교사의 연수와 협업 역량에 크게 기댄다. 교육청이 준비 중인 문항 개발과 채점 기준, 교원 연수 과정을 해룡면 교원들이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셋째, 지역 연계다. 순천이 추진하는 방산·우주 산업과 국가정원, 순천만 생태 자원은 그 자체로 탐구 주제가 될 수 있다. 지역의 과제를 교실로 끌어오는 프로젝트가 IB의 탐구 방식과 잘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청은 방향을 제시했고, 매안초는 첫 걸음을 뗐다. 그 방향이 해룡면에서 초등에서 멈출지 고등학교까지 이어질지는, 지금 선월지구 학교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 이 기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정책 발표와 전라남도교육청의 IB 프로그램 운영 계획, '전남광주 지역책임 교육 대전환' 공동선언 등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서·논술형 평가 확대는 시행 시기와 범위가 단계적으로 조정될 수 있으며, 지역책임 대입전형은 정책 개발 단계로 확정된 입시 제도가 아닙니다. 선월지구 학교의 설립 시기와 교육과정은 교육청의 결정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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