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선정 3주, 22일 광주지법이 첫 분기점… 집행정지 인용되면 절차 잠정 중단
89.15 대 87.85, 1.30점 차 선정 이후 무엇이 결정되고 무엇이 남았나 — 부지·심사·병상·정원 네 쟁점 정리
김광기 발행인 겸 편집인 · 입력 2026.09.20 · 최종수정 2026.09.20 · 조회 3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국립 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으로 국립순천대를 선정한 것은 지난달 30일이다. 순천대 89.15점, 목포대 87.85점. 1.30점 차였다. 그로부터 3주, 목포대는 선정·추천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서남권 8개 시·군은 교육부에 추천안 반려를 요구했다. 순천대는 지난 17일 침묵을 깨고 부지 논란을 반박했다. 22일 오후 3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집행정지 심문이 이 국면의 첫 분기점이다.
결정된 것과 결정되지 않은 것
결정된 것은 후보대학 추천까지다. 통합특별시는 지난달 30일 국립순천대를 후보대학으로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했다.
결정되지 않은 것은 의대 신설 그 자체다. 교육부 등 관계 부처의 최종 심사가 남아 있고, 입학정원 배분도 정해지지 않았다. 후보대학 선정은 국가 심사의 출발선이지 결승선이 아니다.
변수는 목포대가 낸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다. 심문은 22일 오후 3시 광주지법 행정1부(김정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설립 절차는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잠정 중단된다.
8월 12일부터 9월 22일까지
지난달 12일 순천대는 순천시·순천시의회와 의대 유치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고, 18일 통합특별시에 의대·교육병원 설립 추진계획서를 냈다. 20일은 교육부가 두 대학에 통합을 전제로 한 추진계획서 제출을 요청한 기한이었다. 두 대학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각각 의견서를 냈다.
28일 순천대와 순천시가 의대·대학병원 부지 무상제공 확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두 대학이 최종 신청서를 제출했고, 전남연구원이 선정한 심사위원단이 평가에 들어갔다. 이틀 뒤 결과가 나왔다.
이달 3일 목포대는 광주지법에 통합특별시장을 상대로 선정·추천처분 취소청구의 소와 집행정지를 접수했다. 5일에는 목포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등 서남권 300여 명이 서울에서 상경 집회를 열고 릴레이 삭발식을 했다. 9일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국회에서 정부 주도 공개 재심사를 요구했고, 같은 날 목포·해남·영암·무안·함평·완도·진도·신안 등 서남권 8개 시·군 단체장이 교육부에 추천안 재검토와 반려를 촉구했다.
17일에는 순천대가 공식 반박에 나섰다. "의대 후보지에 국유지 소유 요건은 없다"며 평가 세부 점수를 공개하고, 심사 공정성 문제는 "심사기관과 통합특별시가 설명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쟁점 ① 교지 소유
순천대가 제시한 의대 예정지는 순천시 조례동 산13-3 일원 15만 1,719㎡다. 드라마촬영장 뒤편 비례골 일대로, 이 가운데 15만 1,521㎡가 순천시 소유다. 순천대는 지난달 12일 순천시·시의회와 업무협약을, 28일 부지 무상제공 확약을 각각 체결했다.
목포대는 「대학설립·운영 규정」이 원칙적으로 교지를 설립 주체가 소유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든다. 순천대가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심사를 통과했으므로 절차적 위법이고, 선정 자체가 취소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순천대는 "의대 후보지에 국유지 소유 요건은 없다"며 허위 주장에 유감을 표했다. 시유지 무상제공 확약으로 사용 가능성은 담보돼 있고, 평가에서도 부지 항목이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순천대가 공개한 세부 점수를 보면 '부지·위치 확보의 확실성'은 두 대학 모두 4.83점, '확보 방법과 2030학년도 사용 가능 시기'는 순천대 5.20점·목포대 5.40점이었다. 의대 교육시설 확보계획 전체에서는 목포대가 0.35점 앞섰다. 순천대 설명대로라면 부지 항목에서는 오히려 목포대가 우위였고, 1.30점의 총점 차는 다른 항목에서 벌어진 셈이 된다.
다만 이 수치는 순천대가 공개한 것이고 통합특별시나 심사기관의 공식 자료는 아니다. 전체 배점표와 항목별 원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무상제공 확약이 소유권 이전(무상양여·기부채납)까지 담보하는지, 사용 승낙에 그치는지도 확약서 원문이 공개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다. 교지 소유 원칙에 대한 교육부의 유권해석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쟁점 ② 심사 절차
목포대와 서남권이 부지 못지않게 문제 삼는 것은 심사 설계다. 심사위원 8명이 의료 분야 7명과 재정 전문가 1명으로 구성돼 시설·건축 전문가가 없었다는 점, 계획서 제출 다음 날 평가가 이뤄져 검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 제기됐다.
순천대는 "평가를 받은 당사자일 뿐 심사를 설계하거나 운영한 주체가 아니다"라며, 심사위원 구성과 평가 방식의 적정성은 심사기관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설명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통합특별시의 구체적 해명은 아직 공개 보도로 확인되지 않는다.
쟁점 ③ 5년 안에 500병상
순천대는 2030년 의대 개교, 2032년 임상실습 이전까지 500병상 규모 교육병원 전면 개원을 계획으로 제출했다. 의대 정원을 뒷받침하려면 임상실습이 가능한 교육병원이 필수인데, 신설 국립대병원을 5년여 만에 500병상 규모로 여는 일정이 현실적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온다.
이 쟁점은 순천·목포의 대립과 성격이 다르다. 어느 대학이 최종 선정되더라도 정부 심사에서 같은 기준으로 검증될 사안이다.
쟁점 ④ 정원 100명은 어디로
정부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의대 입학정원 3,342명을 늘리면서 2030년 지역 국립의대 신설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개교를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지역 국립의대 신설 정원으로 검토되는 규모는 100명이다.
전남광주는 순천대를 앞세워 100명을 신청했지만, 경북의 국립경국대도 같은 심사를 받고 있다. 100명이 전남광주에 모두 배정될지, 두 지역으로 나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지역 간 다툼이 길어질수록 배분 심사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양쪽에서 나오는 이유다.
순천과 목포, 각각의 자리
순천과 동부권은 선정 직후에는 대응을 자제했으나 법적 공세가 이어지자 결집했다.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정치인을 앞세우지 않은 기자회견에서 "교육부의 최종 심사를 중단 없이 진행하라"고 촉구했고, 순천대도 17일 공식 반박에 나섰다. "선정 절차는 끝났고 남은 것은 국가 심사"라는 입장이다.
목포와 서남권은 소송과 상경집회, 삭발식, 8개 시·군 공동 요구로 대응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목포대 총동문회는 "36년 기다림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근거로 드는 것은 섬과 농어촌이 몰린 서남권의 의료 공백이다.
두 주장은 같은 전제 위에 서 있다. 전남에 국립 의과대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사실 자체를 다투는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갈라지는 지점은 그 하나를 어디에 두느냐, 그리고 그 결정 절차가 정당했느냐다. 승자독식 구도를 넘어 권역별 의료 공백을 함께 푸는 해법을 찾자는 제안도 일부에서 나온다.
다음 분기점
22일 오후 3시 집행정지 심문이 첫 관문이다. 인용되면 설립 절차가 잠정 중단된다. 집행정지와 별개로 취소소송 본안 심리가 이어지고, 결론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교육부 최종 심사의 구체적 일정은 공개 보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서남권이 요구하는 '정부 주도 공개 재심사' 수용 여부가 변수다. 경북 국립경국대와의 정원 100명 배분도 함께 판단될 전망이다.
※ 이 기사는 2026년 9월 20일까지 공개된 언론 보도를 종합해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어느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으며, 한쪽이 주장한 내용은 주장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표시했습니다. 추진계획서 원문, 심사위원 명단과 배점표, 부지 무상제공 확약서, 소장은 공개되지 않아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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